6월 29일부터 시작해서 거진 세달 이상 진행되어 오던 프로젝트가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다. 오늘 완료 보고를 마치고 이제 보고서만 제출하면 된다.
이번 프로젝트 동안에 C#도 배워보고 SAS도 지겹도록 써봤다. 중간 중간에 파이썬으로 데이터 처리도 해보고. 무엇보다 가장 많이 썼던 것은 MS Office 2007! 3주동안 무려 600장이 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와 거의 그만큼의 엑셀 시트를 작성하는 생애 최다 기록을 세워버렸다.
프로젝트 처음 시작할 때는 분석 모듈 개발 업무로, 후반에는 SAS랑 엑셀로 분석 결과 후처리 업무로, 막바지에는 수백장의 보고서 초안 작성 업무로 계속 업무 변경을 하면서 물샐틈 없이 쉴새없는 업무를 할당받다.
문득 모 님의 카툰이 생각난다.
‘아빠.. 개발자라며..’
프로젝트가 끝나가는 덕분에 그저께부터 좀 여유가 생겼다.
오랜만에 ‘황제의 새마음‘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2003년인가에 인지과학 수업을 들을 때 ‘괴델,에셔,바흐‘와 함께 샀던 책인데,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그만두기를 두세번 했었다. 며칠 전에 박재호님의 블로그에서 ‘괴델,에셔,바흐’를 뜻하는 GEB라는 단어를 보고 오랜만에 ‘괴델,에셔,바흐’를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그 책은 예전에 후배에게 주어버린 터라 황제의 새마음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줄창 프로그래밍하고 분석하고 보고서 쓰느라 소진되어버린듯한 창의성이나 총체적 사고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살아나는 듯 하다. 게다가 4년 전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내용들이 그동안 이것 저것 많이 주워들었던 내용과 연결되면서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요즘들어서는 거의 기술서적과 사회과학 서적만 읽어서인지 이런 책을 오랜만에 읽으니 참 좋다. 다음번에는 철학책도 다시 잡아봐야지.